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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을 건너

보통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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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없는 오후에
둘만의 조촐한 축제를 열고서
우린 나란히 엎드려
흐르는 시간에 의미를 채우지

때때로 깜박이는 너의 눈짓에
이 순간은 새겨지고
노을이 물든 고운 피부 위에,
금빛 솜털에 내 마음이 까맣게 그을리네

유쾌한 쓴 웃음과 애써 숨겨놓은 걱정과
차분한 향기 볕에 바래진 눈동자
신중한 입과 가끔 짓궂은 익살과
부드러운 귀 네가 가진 모든 게 다

금방 네가 닿은 입술이
조금은 유치한 감상에 젖어서
물기 어린 단어들로
온종일 속삭일 언어를 만들지

따분할 틈이 없는 얘깃거리에
매일 우린 새로워졌어
달빛을 가리는 그 눈부심에 오늘이
마침내 이 밤을 견딜 활기를 찾네

유쾌한 쓴 웃음과 애써 숨겨놓은 걱정과
차분한 향기 볕에 바래진 눈동자
신중한 입과 가끔 짓궂은 익살과
부드러운 귀 네가 가진 모든 게 다

내게 설레어하는 널 바라보면
비슷한 감정이 생겨
이대로 돛을 걷어 매듭을 짓고
닻을 내려도 뭐, 괜찮겠다는 생각도 해

유쾌한 쓴 웃음과 애써 숨겨놓은 걱정과
차분한 향기 볕에 바래진 눈동자
신중한 입과 가끔 짓궂은 익살과
부드러운 귀 네가 가진 모든 게 다

너의 눈물과 네가 짊어진 고통과
버거운 불빛 곁을 맴도는 그림자
나쁜 기억과 무수히 많은 상처와
두려움까지 뭐든 안아줄게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