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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다양성 큐레이션展

스페셜

2023 문화다양성 주간 – 문화다양성 큐레이션展

INTRO2023 문화다양성 주간 – 문화다양성 큐레이션展

매년 5월 21일은 UN이 지정한 세계문화다양성의 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의 문화다양성에 관한 이해 증진을 목적으로 매년 5월 21일로부터 1주간을 ‘문화다양성 주간’으로 정하여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9회 째를 맞아 ‘다함께 같이, 다양한 가치’ 라는 슬로건으로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생각해볼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입니다.

 

문화다양성 주간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023 문화다양성 주간]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SPECIAL문화다양성 큐레이션展

평소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실천해온 유명인사 10인이 스페셜 큐레이터로 참여하여 문화다양성 추천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저마다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도움이 될 8개의 곡(또는 앨범)을 소개합니다.

# 영화감독 김초희’s pick

# 영화감독 김초희’s pick

들국화 – 오후만 있던 일요일(1985)

 

평화로운 듯 평화롭지 않고, 아름다운 듯 서늘한 심상을 띈 곡이다. 한국 대표 록 그룹 들국화의 1집에 수록됐으며 허스키한 보컬의 전인권 대신 피아노의 허성욱이 직접 노래를 불렀다. 음반 내에서 유일하게 외부인에게 받은 곡으로 원작자는 그 유명한 이병우다. ‘어떤날’이란 우리나라 대중음악 역사서 뺄 수 없는 명 포크 그룹의 기타리스트 이병우가 오후 느지막이 잠에서 깨 단숨에 써 내려간 곡. 노래를 들은 들국화의 요청으로 그들 음반에 먼저 쓰였고 이후 어떤날 1집에도 실렸다. 들국화 버전이 피아노를, 어떤날 버전이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사운드를 꾸리니 이를 비교해 들어봐도 좋겠다.

- 김초희의 추천사
“낮잠을 자다가 눈을 뜬 오후에 예쁜 비가 내리고 있다면 당장 이 노래를 들으라 추천하고 싶다. 평온과 불온을 넘나드는 신통방통하리만큼 오묘한 기분을 선사할 것이다.”

# 방송인 수잔 샤키야’s pick

# 방송인 수잔 샤키야’s pick

콜드플레이 - 콜로라투라(2021)

 

포크, 록, EDM을 하면서 이를 다 합친 프로그레시브도 한다. 초기 히트곡인 ‘Yellow’나 ‘In my place’, 중후기 인기곡인 ‘Viva la vida’의 부피감과 ‘Adventure of a lifetime’의 전자음 가득한 댄서블함 사이 격차는 듣는 사람을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이 곡은 9집 <Music of the Spheres>의 마지막 노래로 ‘우주의 음악’이란 음반 명을 응축한 소리를 잘 담고 있다. 10분이 넘는 러닝타임에 몽환적인 앰비언트 사운드와 보컬 크리스 마틴의 선명한 목소리가 교차하는 와중 현악기가 묘한 질감을 만들어 낸다. 줄글의 설명 없이 멜로디, 악기의 진행만으로 노래의 기승전결을 뽑는다. 여러 지점에서 그들의, 그리고 곡의 진보 즉, 프로그레시브 함을 뽐내는 작품.

- 수잔 샤키야의 추천사
“우리의 차이와 우주의 광대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우리의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면 아름답고 조화로운 것을 만들 수 있음을 표현한 곡이다.”

# 작가 장강명’s pick

# 작가 장강명’s pick

이상은 -공무도하가(1995)

 

1995년 곡으로 여전히 이상은의 대표곡을 말할 때 ‘담다디’, ‘언젠가는’, ‘삶은 여행’ 옆에 이 노래가 쓰인다. 물론 앞선 예시들도 발매 연차가 꽤 쌓였지만 차이는 분명 있다. 그 곡들이 굉장히 쉽고 대중적인 선율을 가지고 있다면 ‘공무도하가’는 정반대다. 고전시가를 바탕으로 북, 피리가 선율을 채우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어둡다. 그도 그럴 것이 공무도하가는 물에 빠져 죽은 님에게 바치는 노래가 아니 던가. 곡이 특별한 이유가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대중음악에서 잘 차용하지 않던 시가를 한국적인 사운드와 함께 멋지게 풀어냈다. 아이돌에 가깝던 그가 내면의 예술성을 아낌없이 발현하며 아티스트로 도약을 선포, 선언하고 그에 마땅한 인정을 받은 노래.

- 장강명의 추천사
“이상은은 뉴욕과 도쿄를 오가며 한국 설화와 국악을 이용해 이 앨범을 만들었다. 경계에 서 있었던 이의 매력과 고독이 고스란히 담긴 명반.”

# 동화작가 전이수's pick

# 동화작가 전이수's pick

영화<라이온킹>OST Lindiwe Mkhize & Lebo M, 2019 – Circle of Life

 

영국 대표 음악가 엘튼 존의 수많은 히트곡 중 하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의 오프닝 곡으로 1994년 사용된 이래 지금까지 세계 각국의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아프리카의 광활한 풍경과 대자연의 신묘함을 웅장한 브라스와 남아공 뮤지션 레보 엠의 목소리로 펼쳐 놓는데 국내에서는 ‘나주평아 발바리 치와와’란 가사로 익살스럽게 재해석(?)해 부르기도 한다. 발매 후 긴 시간이 지났지만 녹슬지 않는 오케스트레이션의 세련된 합을 담고 있는 곡. 작곡의 엘튼 존을 비롯해 뮤지컬 작사계의 거장 팀 라이스, 영화 음악의 대부 한스짐머가 힘을 합쳤고, 이후 아카데미상, 골든 글러브, 그래미 어워드 등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 전이수의 추천사
“태양이 대지를 따뜻하게 해서 바람을 만들고, 그 바람은 구름을 데려와 비를 내려 초목을 키우고, 태양은 햇볕을 내리쬐어서 새싹을 틔우고, 작은 짐승들이 그 풀을 먹고, 큰 짐승들이 작은 짐승들을 잡아먹는다. 절망과 희망을 통해 신념과 사랑을 통해 이렇게 자연의 섭리는 이 모든 것을 움직이게 한다.”

# 작가 이낙준’s pick

# 작가 이낙준’s pick

에픽하이 - Don’t hate me (2012)

에픽하이의 음악에는 서사가 있다. 그 서사는 ‘사랑’으로, ‘우울’로, ‘권태’로 또 때로는 작은 ‘일상의 유쾌함’으로 이어진다. 양극단을 솔직하게 오가는 이들의 음악은 2000년대 초반 데뷔한 에픽하이를 여전히 젊게 만든다. 이 노래 역시 그룹의 매력인 ‘솔직함’을 필두로 감정의 양면을 유쾌하게 그렸다. 멤버 타블로에게 쏟아졌던 각종 의혹, 예를 들어 군대, 대학 등의 진실을 파헤치겠다며 알 수 없는 해명 요구가 빗발치던 시기를 끝내고 낸 음반 <99>의 더블 타이틀 중 한 곡으로 “모두가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이 들어도 “큰 소리로 웃어버리자”며 일렉트릭 기타 멜로디 위에서 소리친다. 힙합보단 록의 질감을 더 가져와 특유의 에너지가 극대화된 곡이기도 하다.

- 이낙준의 추천사
때때로 우리는 혼자라고 느낄 때가 있다. 그걸 넘어 모두가 날 싫어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주변을 찬찬히 돌아보면, 반드시 한명 쯤은 내 팬이 있다.

# 뮤지션 한경록’s pick

# 뮤지션 한경록’s pick

존 레논 – Imagine

 

‘그저 ‘듣기’를 권한다. 그 어떤 문장과 단어로도 이 아름다움을 풀어낼 수 없다. 우선 듣자. 그리고 느끼자. 노래의 진가를 향유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단조로운 피아노 반주 위에 ‘천국이 없다는 걸 상상해봐요 / 발 밑에는 지옥이 없고 / 머리 위에는 하늘만 있지요’ 차분하게 읊조리는 존 레논의 보컬은 마음의 불순물을 녹인다. ‘설탕 바른’ 달콤한 선율에 당시 그가 심취해 있던 사회, 정치적 사상을 완곡하게 묻힌 이 곡은 세상에 비틀스가 미친 영향만큼이나 가치 있다. 1971년 발표한 동명의 음반 첫 곡으로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던 존 레논의 투쟁적 논조가 뛰어난 음악 실력과 만났을 때 어떤 결과물이 되는 가를 증명하는 불멸의 노래이기도 하다.

- 한경록의 추천사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 봐요. 지옥도 없고 국가도 없고 소유할 필요도 없어지죠. 죽거나 죽일 필요도 없는 그런 세상을 상상해 봐요. 오직 오늘만을 위해 사는 사람이라고 상상해 봐요. 누군가는 몽상가라고 생각하겠지만 혼자만의 상상은 아닐 거”라는 존 레논의 ‘천국의 문’. 잡힐 듯 말 듯 한 안개 같은 노래이지만 3분 동안 'Imagine'을 들으며 우리는 평화로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상상한다고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상상조차 안 한다면 결코 그 어떤 것도 이루어질 수 없다.

# 배우, 영화감독 추상미’s pick

# 배우, 영화감독 추상미’s pick

시와 - 작은 씨(2010)

 

시와는 음악으로 소통하는 싱어송라이터다. 그가 담담하고 담백한 어조로 풀어놓는 이야기들은 너무나 일상적이고 단편적이며 그래서 반짝거린다. 쉽사리 놓치기 쉬운 찰나의 순간에 커다란 확대경을 가져가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쥐여준다. 유난히 잔잔한 그의 음악에 자꾸만 귀 기울이게 되는 이유다. 어쿠스틱 기타 반주에 최소한의 사운드를 올려 만든 정규 1집 <소요>는 어느덧 데뷔 십 년 차를 훨씬 뛰어넘은 시와의 변하지 않은 음악적 정체성을 품고 있다. 수록곡 ‘작은 씨’에서 자신이 바라본 것들을 노래하던 시와는 이제 조금 더 넓게, 세상이 품은 상처를 바라보기도 한다. 나를 지나 세상으로 가닿는 그의 음악 여정. 시와의 음악을 계속 듣고 싶다.

- 추상미의 추천사
“햇빛만 닿아도 예쁜,  작고 먼지 같은 씨앗’  이야기가 가슴에 쑥 들어온 노래”

# 싱어송라이터 하림’s pick

# 싱어송라이터 하림’s pick

윤심덕 – 사의 찬미(1926)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성악가 윤심덕이 번안한 곡이다. 1880년 루마니아의 작곡가가 쓴 ‘도나우강의 잔 물결’이란 곡에 한국어로 가사를 붙여 윤심덕이 직접 불렀다. 다만, 오늘날 대중들에게 ‘사의 찬가’는 노래보다 드라마, 영화 등의 영상물로 더 익숙할 공산이 크다. 곡에 얽힌 가슴 먹먹한 일화 때문이다. 이 곡을 번안하고 부른 뒤 얼마 되지 않아 그는 연인과 함께 일본해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했다. 확실히 자살로 볼 증거는 없지만 당시 매스컴은 정사(情死), 즉 사랑이 이뤄지지 못한 것을 비관해 자살했다고 대서특필했다. 인생을 관조하듯 허무한 가사와 애절함이 서려 있는 보컬이 곡에 계속해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 하림의 추천사
“폴란드의 대중적 멜로디인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바노비치 작곡)에 당시 최고의 스타 윤심덕이 직접 가사를 쓰고 부른 노래이다. 당시 톱스타였던 윤심덕은 이 노래를 부르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랑하는 사람과 동반자살을 했다. 당시 여성에게 자유로운 연애란 목숨과도 바꿔야만 할 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그 후 오랜 시간 이 노래는 사람들에게 알려져 왔고, 영화와 드라마로도 재구성되어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로 사람들의 가슴에 남아있다.“
그 밖에 스페셜 큐레이터들의 다양한 추천곡은 2023 문화다양성 주간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확인해보세요!

 

글 박수진 (대중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