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보이

서종현 2014.12.09 4
엄마 왜 자꾸
장가가라해 내게?
난 아직 필요해요
당신의 팔베개
미디움 웰던
스테이크와 샐러드
보다 엄마의 장조림이
맛있다는거

너무 늦게 알아버린
나를 용서해요
나 사실 겁나
당신 없는 집과
당신 없는 아침
왠지 다를 김치
엄마 뱃속에서 부터
내가 지금까지 빚진

아무것도 갚지 못했는데
내가 어딜가?
이 랩은 서른살
큰 아들의 어리광
오류동 반지하에서
우리 살때
붕붕카타고 놀다 엄마
잃어버린 그때

그날처럼 요즘도
길을 잃어 여러번
그럴때마다 당신의
품이 그리워
아버지 몸에서 나와
처음만난 당신은 마마
날 처음 안아 녹인 봄


나 가기 싫어 
엄마 집에 몇년만 더 살래
어딜 가라고
나 다시 애가 된것 같아
엄마 시간이
너무너무 빨리가요
이 노랜 너무 빨리 커버린
나의 느릿한 편지

2절

동네 친구들은 모두
날 부러워했지
종현이네 가면
수제비도 맛있고
엄마가 이쁘고
상냥해서 부러워
그것과 반대로 나의
십대는 부끄러워

삐뚫어진 나는
주먹을 휘둘렀지
난 언제나 시동 꺼질 듯
반클러치
당신의 눈물은
땅을 적시고
당신의 기도는
하늘로 가서
주님도 울렸지

나 처음 칼에 찔려
응급실에 누웠을 때
정신병원 신세
독방 갇혔을 때
내가 만든 당신의 주름이
너무 아파요 
보톡스로 시간은
못 돌리나요

나의 20대는 때가
꼬질꼬질했지
놀이터에서 돌아온
현관에서처럼 당신은
흰손으로 날 닦아 줬지
난 사랑대신 모래
먼지만을 줬지


나 가기 싫어 
엄마 집에 몇년만
더 살래
어딜 가라고
나다시 애가 된것 같아
엄마 시간이
너무너무 빨리가요
이 노랜 너무빨리 커버린
나의 느릿한 편지

브릿지

나는 당신 배에서
핀 첫번째 꽃 
기억나 내 배를
만지시던 약손

작은 내게 허리숙여
물을 주셨지
내가 피울 한 송이
꽃을 꿈꾸셨지
당신 마실 물도 없는데
날 씻기셨지
당신의 헌신에
난 지금 활짝폈지


약속해요 나도
이제 무릎 꿇어
당신의 가르침 대로
나는 물을 뿌려
갈라진 땅이 피울
꽃을 꿈꾸며
난 낮은곳을 향해서
허리 숙여


나 가기 싫어 
엄마 집에 몇년만
더 살래
어딜 가라고
나다시 애가 된것 같아
엄마 시간이
너무너무 빨리가요
이 노랜 너무빨리
커버린 나의
느릿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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