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어귀에 서서

진현 2016.11.09 9
가을 빛 세상에
끝내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다 마주친
낯선 어귀에 서서

왜인지 모르게
너의 향기가 느껴지는 듯 해
가만히 기대어
네가 듣고 있는 듯

내 사람아
착하고 무딘 사람아
서툴고 날카로웠던
내 어린 날들을
무던히 겪어주던 사람아

끝내 내가
주는 사람이라 여겼던
철없던 날들에 머물러줘서
고맙다고 미안했다고

멀리 흩어져가는 기억에
아련해져만 가는

내 사람아
말없이 울던 사람아
열병을 앓고 나은 듯
한참을 지나서
이제야 내 모습이 보이네

끝내 내가
안아주지 못한 아픈 시간에
어딘가에라도 기대야 했던
안타까운 지난 사람아

처음 마주친 세상이
못내 어지러웠던 거지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마주쳤지
그렇게 우리는 손을 잡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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