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무렵

윤종신 2017.06.27 546
다 왔나 봐 끝이 보여 
엇갈린 감정의 숫자가 
자꾸 늘어가
굳이 서로 바로 
잡으려 하지 않아 
흘러가는 걸 방치하잖아
되돌리지 않고

어떡할까 뭐가 좋을까 
이쯤에선 한번 크게 다퉈야
좋은 핑계가 될 텐데
그러기엔 많이 
식어버린 우리 사랑은 
그 어떤 일도 일으키기 귀찮아

참 못된 사랑 아프기는 싫어서 
그냥 덮어두면 무뎌질까 봐
좋을 때 쏟아 냈던 그 약속들 
다 잊은 채 서둘러 
건망증 환자 돼버려
잔인한 사랑 살아갈 게 중요해 
추억에 허우적댈 시간은 없는 걸
가끔 떠올라 미소 짓는 
흐뭇한 기억 같은 
내 삶의 장식품이 될 우리 사랑

태연하게 오늘 하루 보내고 있어 
이젠 너의 연락에 답은 
당연히 미룬 채
단지 우리 필요한 건 
얼굴 붉히지 않을 서롤 위한 다는 
그 흔한 이별뿐

참 못된 사랑 아프기는 싫어서 
그냥 덮어두면 무뎌질까 봐
좋을 때 쏟아 냈던 그 약속들 
다 잊은 채 서둘러 
건망증 환자 돼버려
잔인한 사랑 살아갈 게 중요해 
추억에 허우적댈 시간은 없는 걸
가끔 떠올라 미소 짓는 
흐뭇한 기억 같은 
내 삶의 장식품이 될 우리 사랑

누굴 만나 
넌 참 좋은 사람이었다고 
아련한 척 저 하늘을 바라보겠지
그러다가 한 번은 
미칠 듯 보고 싶을 거야 
우리 좋았던 그 날들 어떻게 지워

잘 가 저 멀리 나의 기억 밖으로  
머물렀던 흔적조차 가져가
좋을 때 쏟아 냈던 
그 약속들 다 잊어줘 
서둘러 건망증 환자 되어줘
도려내 버려 우리 추억 덩어리 
아물면 그 안에 살이 차오를 거야
가끔 만지면 둔탁한
새 살이 더 좋을 거야 
딱딱히 굳은 맘으로 잘 살아줘 

굳은 맘으로 잘 살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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