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게 
사랑 아니라는걸 난 알아
힘들게 니가 꺼낼 말이란 게 
좋은 얘긴 아닐 것도 알아

하지만 넌 모르지 
난 벌써 준비하고 있다는 걸
이별이라는 비를 
맞으러 나가고 있다는 걸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이 비가 지나고 나면 
잊을 수 있을 거라고 
지울 수 있을 거라고

우~ 비가와 비가와 
우~ 비가와 비가와 

소중히 아껴왔던 컵을 깼어 
요즘 내가 자꾸 사고를 쳐
바닥에 흐트러진 조각들이 
마치 우리 사이 같아 보여

너라면 버리겠지 
행여나 베일까 봐 깨끗이
나처럼 아파하며 
하나씩 주워담진 않겠지

이 비가 내리고 나면 
이 비가 지나고 나면 
너를 다 잊을 거라고 
너를 다 지울 거라고  

우 ~ 비가와 비가와
우 ~ 비가와 비가와

그래 사실은 말야 
태연한 척 해도 너를 보낼 자신이 없어
내가 이렇단 말야 
다 잊은 척 해도 이렇게 그리워 하는걸

이 비가 내린다 해도 
이 비가 지난다 해도
너를 난 잊을 수 없어 
너를 난 지울 수 없어

우 ~ 비가와 비가와 
우 ~ 비가와 비가와

우 ~ 비가와 비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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