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Teaser)

원비 (WONBEE) 2021.01.14 21
짙은 밤 끝없이 내리는 폭풍우  
머금다 못해 울컥이는 작은 땅  

이어진 맥줄이 있다 하지만  
음음 그저 푸른 고요의 외딴 섬 
   
차오르는 물만큼 차오르는 숨  
턱 끝까지 차올라도 (아무 말도)  

그 작은 땅을 훑는 먹먹한 파도소리 뿐 
아무 말이 없어
   
하얀 그물을 닮은 파도에 묻혀 
이대로 잠겨져  
하얀 달을 품었던 기억도 잊은 채 (아아아)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없었던 것처럼 없었던 것처럼  

언제부터 내리던 빗방울일까  
오래전부터 갈 곳 잃은 눈동자  

이곳도 전부 흙이었다 하지만  
음음 그저 검은 바다 위 외딴 섬  
   
차오르는 물만큼 차오르는 섬  
더이상은 버틸 수 (없을 것 같아) 

뱉어낼 틈도 없이 밀려드는 파도에도 
아무 말도  

하얀 그물을 닮은 파도에 묻혀  
이대로 잠겨져  
하얀 달을 품었던 기억도 잊은 채 (아아아)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없었던 것처럼 없었던 것처럼  

이대로 영영 잠겨버릴까  
쏟아지는 비에도  
그저 깜빡이기만 하던 그 두 눈에  
비친 하늘마저 없었던 것처럼  

하얀 그물을 닮은 파도에 묻혀  
이대로 잠겨져 (아아)  
하얀 달을 품었던 기억도 잊은 채 (아아아)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없었던 것처럼 없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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