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낮

선경 2022.06.24 3
흘러가는 먹구름 숨 막히는 
공기 속에서 가만히 숨 쉬면서 
시간이 지나간 뒤에 무엇이 다가오는지를 
가만히 생각하면서 

마음속 여기저기 무너져 내린 모래들을 모아
어떤 모양일지도 모를 나를 빚네. 

괜찮아 이런 마음에 서글프던 내가 아니니까 
파도에 쓸려 마음의 모양은 이미 변해버린 걸
바다에 떨어진 빗방울처럼 흔적 없지만 
상관없어 이런 일들에 울던 내가 이미 아니니까 

파도에 조금씩 쓸려가 조금은 다른 사람
파도에 조금씩 쌓여가 조금 더 다른 사람 
내 마음속에 있던 
그 누구와도 다른 사람이 되어
그와 하루 종일 모래성을 쌓네. 

낯선 그가 익숙한 내가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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