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ch

이효정 2022.12.21 3
오늘도 배달앱을 열어 메뉴를 훑어
야밤에 감바스를 취할 수 있는 세상
얼마지 않아 사라질 욕망의 값을 터치하는 flex

캠핑을 가고 호캉스 하고 명품을 사고 팔지
부자가 아니어도 괜찮아
카드 한도와 할부만 있다면
세련된 문화를 향유하고
고급진 트렌드를 소유하는 flex

그런데 시린 건 왜일까
시들지 않는 말린꽃의 애잔함처럼
욕망의 거리는 가까워지지만
우리의 거리는 자꾸 멀어져
내 팬이 되어줘 너의 팬이 되어줄게
손 내밀어줘 손 잡아줄게

리뉴얼 속도는 멈춘 시간의 무게만큼
흐르는 물이 주던 평안의 갈증, 그 깊이만큼
허물어지고 또 세워지는 적자생존의 초상화

변화의 낙오자들을 나락으로 주저앉히듯
깨지기 쉬운 삶에 타인의 위험을 저당 잡아
부캐의 유체이탈처럼 영위되는 지금의 게임

그러니 아픈 건 당연해
찢겨져 말려 봉해진 포푸리처럼
욕망의 거리는 가까워지지만
우리의 거리는 자꾸 멀어져
내 편이 되어줘 너의 편이 되어줄게
손 내밀어줘 손 잡아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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