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꽃

유나 2023.09.08 50
뭐가 그렇게 두려웠을까
괜한 생각을 했었나 봐

차가운 바람, 조그만 가시
움츠린 나를 더 작게 만들고

애써 웃어봐도 사라져 버리는
혼잣말로 흘려보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 내어도 돼
흘려내면 무뎌지고 피어날 테니

차갑게 얼었던, 말하지 못했던
내 맘 그땐, 하얗게 얼음꽃이 되어

그땐 모든 게 낯설었었지
매일 채웠던 내 자리조차

어떤 말로도 표현이 안돼
어색한 미소도 짓지 못한 날

너는 어땠을까, 어쩌면 나보다
아팠던 건 네가 아닐까

참았던 눈물을 쏟아 내어도 돼
흘려내면 무뎌지고 피어날 테니

차갑게 얼었던, 말하지 못했던
내 맘 그땐, 하얗게 얼음꽃으로

그때의, 우리의 이야기
멈춰진 시간, 그 모습 그대로 간직하면 돼

참았던 눈물을 쏟아 내어도 돼
그 빗방울, 꽃이 되어 피어날 테니

예뻤던 우리의 잊지 못할 계절
그때의 난, 하얗게 얼음꽃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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