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

리채창 2024.02.01 5
뭔가 고고한 일들을 
하고 있는 게 아냐
그냥 놓질 못했을 뿐

나의 맘을 어떻게도 
정리하지 못한 채
나는 너를 만나러 가

익숙함이 나를 속여서
소중함을 잊게 한 건지
아님 내가 착각한 건지

시간이 우리의 사진의
색들을 바래게 한건지
알 수 없는 일뿐이지

우리 옛날에 참 좋았던
기억들을 꺼내 널어 놓아도
별로 의미 없는 장면들인걸

우리 옛날에 참 좋았지
혼자 중얼거려 보아도
지루한 공기 속에 흩어질 뿐

너가 없어진 하루를 
생각하는 날들이 늘어
우리가 우리가 아니였다면

나의 어색한 웃음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생각을 떨쳐낼 수 없네

우리 옛날에 참 좋았던
기억들을 꺼내 널어 놓아도
별로 의미 없는 장면들인걸 

우리 옛날에 참 좋았지
혼자 중얼거려 보아도
지루한 공기 속에 흩어질 뿐 

우리 옛날엔 참 좋았는데

뭔가 고고한 일들을 
하고 있는 게 아냐
그냥 놓질 못했을 뿐

나의 맘을 어떻게도 
정리하지 못한 채
나는 너를 만나러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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