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래원 (Layone) 2024.03.22 32
안녕하세요
저는 친구가 없는 것 같아요
이 말을 입에 달고 살아
밝게 웃는데도 그 자리를 말아먹어
다 사라질 테니까 

안녕하세요
제가 소심해서 이상해서 낯가려서
가까워지면 알아서 떠날게요
이 핑계를 입에 달고서 살아서
남은 단어 없단 거 알아 

어지러운 방은 요새 같다
무너질 것도 없이 허세만 가득해
아지랑이 같은 여생의 바닥에는
동굴만 있다 

쑥과 마늘과 그늘밖에 없는
극한의 생존방식은 날 떠미네
나름 살아 있기도
빨리 갈아입기도
하는 사람은 지겹네 

축하해 혼자된 걸 아니?
괜히 나가지 마
웬만하면 만족이 절대 안 되잖아
구멍 커다란 밤이 또 내 동굴에 들어온다 

안녕히 가세요
다음에 또 보자는 말은 작별 인사
영원히 보지 말자고
토 나올 것 같음을 왜 몰라보니
다 사라질 테니까 

안녕히 가세요
나는 비관자에 염세주의
언제 적 얘기를 지금 꺼내는지
그때는 그랬어도 

지금 썩어 빠진 내 권태 속에는
먹이가 될 생각만 

어지러운 방은 요새 같다
무너질 것도 없이 허세만 가득해
아지랑이 같은 여생의 바닥에는
동굴만 있다

쑥과 마늘과 그늘밖에 없는
극한의 생존방식은 날 떠미네
나름 살아 있기도
빨리 갈아입기도
하는 사람은 지겹네 

축하해 혼자된 걸 아니?
괜히 나가지 마
웬만하면 만족이 절대 안 되잖아
구멍 커다란 밤이 또 내 동굴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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