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블루 - 둘레길

어느 날부터 나를 빼고 웃던 아이들
나도 그 웃음 잘 짓는데 싶었어
하굣길에 같이 걸어갔던 내 친구들
나도 같은 방향인 거 잘 알잖아
뒤처진 듯한 마음 도망치듯 돌아갔던 
그 길이 나를 마주한 첫 시작이었지
내 발걸음을 맞춰주는 길
우리 함께 걸어가자 너와 나의 둘레길

날 혼자 걸어가지 않게 해줘
(날 혼자 내버려 두지는 마)
눈이 마주친다면
(눈을 감지 말고)
내 뒷모습을 본다면
(내 모습을 외면하지 마)
먼 길로 돌아가지 않게 해줘
(나를 두고 이대로 떠나가지 마)
눈이 마주친다면
(감긴 눈을 크게 뜨고)
내 뒷모습을 본다면
(여기 서있는 내 모습을 기억해)

야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모르겠어 
(고민을 해봐도 잘 모르겠어)
야 무언가 날 해하려 하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난 모르겠어 
(발버둥 쳐봐도 난 모르겠어)
그 무언가는 또 무언가를
그 무언가가 또 다른 무언가를 낳고 
누군가는 또 뒤에서 발 없는 말을
끊임없이 채찍질 하겠지  
춥겠지 내 삶은 사계절이 겨울 
세상은 봄여름가을겨울인데
언젠가부터 내 삶은 겨울겨울겨울겨울 
겨우 그 춥고 험난한 겨울을 뚫고 맺힌 몽우리 
너와 나 우린 언제쯤 봉우릴 피울 수 있을까
도무지 앞이 보이지 않는 황무지  
부르고 불러도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내 말이 들린다면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주기를 바래 
세상이 내 목소릴 잊지 않기를 바래 
내 숨소릴 어느 누군가는 기억하기를 바래 
그게 내 작은 바람 그게 내 작은 바람
그 바람을 찾길 바래 그 바람을 찾길 바래   

날 혼자 걸어가지 않게 해줘
(날 혼자 내버려 두지는 마)
눈이 마주친다면
(눈을 감지 말고)
내 뒷모습을 본다면
(내 모습을 외면하지 마)
먼 길로 돌아가지 않게 해줘
(나를 두고 이대로 떠나가지 마)
눈이 마주친다면
(감긴 눈을 크게 뜨고)
내 뒷모습을 본다면
(여기 서있는 내 모습을 기억해)

날 혼자 걸어가지 않게 해줘
(날 혼자 내버려 두지는 마)
눈이 마주친다면
(눈을 감지 말고)
내 뒷모습을 본다면
(내 모습을 외면하지 마)
먼 길로 돌아가지 않게 해줘
(나를 두고 이대로 떠나가지 마)
눈이 마주친다면
(감긴 눈을 크게 뜨고)
내 뒷모습을 본다면
(여기 서있는 내 모습을 기억해)
  
내게 남은 시간들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았을 때도 
그래도 괜찮을 거라며 나를 위로했던 내 모습이
언제부턴가 낯설게만 느껴지게 됐어
시간이 됐어 날 둘러싼 많은 것들이
처음부터 너와 나는 아무런 상관없는 것처럼 
애처로운 눈빛으로 주인을 마냥 기다리는 개처럼
두 날개가 부러져서 날지 못하는 새처럼
하염없이 하릴없이 바라만 볼뿐 
비바람이 불어오는 바다인지 이 바다의 밑바닥은
어디인지 지금 가는 곳이 과연 끝인 건지
내게 남은 시간들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았을 때도
그래도 괜찮겠지라며 나를 위로했던 내 모습이
언제부턴가 낯설게만 느껴져
앱에서 영상보기
상세보기
 님 프로필 이미지
리뷰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