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해 질 녘 거리에서 문득 생각해
그땐 어른이 되는 게 이럴 줄 몰랐네

누군가에겐 어른 어디선간 막내
내 자리는 어딘지 가끔 어지러워

거울 속 얼굴은 변한 게 없는데
아이와 어른 사이의 나는 어디에

한잔 한잔 오늘을 위해
애썼던 나의 하루를 위하여

한잔 한잔 우리를 위해
조금씩 나아지는 작은 무언가를 위하여

갖고 싶던 그 사람과 닿고 싶던 그곳
이젠 그저 흐릿하게 웃고 마는 추억

우린 모두 누군가의 ‘그때 그 사람’
너도 어딘가에서 내 생각을 할까

너와 마시던 술은 쓴맛이 났는데
술이 달콤한 오늘 밤 너는 어디에

한잔 한잔 그대를 위해
지키지 못 한 약속을 위하여

한잔 한잔 지금을 위해
닿지 않는 곳에서 머무를 그대를 위하여

안녕 안녕 나의 지난 날
서툴고 여린 마음의 시간들

안녕 안녕 나의 젊은 날
많이 넘어졌어도 멈추지 않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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