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아이

심규선 (Lucia) 2023.10.06 137
불쏘시개처럼 나를 자꾸만 헤집어대는
어린 시절의 아름답지만은 않던 기억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자라 지금의 네가 되는지
들춘 기억에 귀엣말처럼 속삭여주고 싶다

잊으라 다 잊으라 하네
누가 붙잡기라도 한 듯이
곳곳이 지뢰밭 같은 일상의 기습
아무렇지 않은 표정에
사나운 폭풍에 시달리지
누구도 원해서 태어나진 않지만

자유로와 질 순 없는 걸까
다 지워낼 수는 없는 걸까 묻지만
이 모든 게 너를 이룬 거야
그래 이게 너야

너는 살아남은 아이 미움과 무관심 속에서
이 어둠은 너의 별빛을 더 환하게 할 뿐
꺼트릴 순 없어

너는 살아남은 아이 눈물의 반짝임 모아서
저 은하수처럼 흐르며 또 살아갈 거야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아무도 없는 곳에서만 진짜 얼굴을 꺼낼 때
이해받을 리 없는 마음을 혼자 안으로 삭일 때
어리석은 우쭐거림과 오랜 머뭇거림과
어른이라는 어색한 이름

너는 살아남은 아이 후회와 시달림 속에서
그 어제는 너의 바다를 더 푸르게 할 뿐
흩트릴 순 없어

우린 살아남은 아이 눈물의 반짝임 모아서
저 은하수처럼 흐르며 넌 살아갈 거야
마지막의 마지막,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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