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 (Chiptune Ver.)

류석원 2023.10.27 2
어느 미지근한 밤 덥석 베어 물린
마지막 피자 조각과 내 마음
아무렇지 않게 돌아섰지만
멀리 가진 못했지
살갗을 에는 밤 무턱대고 걷던
몽롱한 술기운과 아쉬움
낯선 거리에의 서성거림도
나쁘지가 않았지
슬그머니 눈을 현혹시키는
아홉 시 무렵의 에펠 타워
네 입술 덕에 미끄러워져버린
잔 속의 수면이 요동치네
깜깜한 탓에 또 어느새 닳아진
손톱에 동전은 버려졌네
어떤 까닭에 자꾸 이끌리는지
이젠 다 잊어버렸지만
생소한 너의 언어는 유감스럽게도
뭐 하나 이해할 수 없어서
담고 비워 내길 일삼던 날들에
이름만 썼다 지웠지
슬그머니 눈을 현혹시키는
아홉 시 무렵의 에펠 타워
네 입술 덕에 미끄러워져버린
잔 속의 수면이 요동치네
깜깜한 탓에 또 어느새 닳아진
손톱에 동전은 버려졌네
어떤 까닭에 자꾸 이끌리는지
이젠 다 잊어버렸지만
전부 잊겠다는 구실로 계속
이 곳에 머무르고 있어
토라진 심보로 억지를 부렸던 일들
해봐야 얼마나 갈 수 있겠니
슬그머니 눈을 현혹시키는
아홉 시 무렵의 에펠 타워
네 입술 덕에 미끄러워져버린
잔 속의 수면이 요동치네
깜깜한 탓에 또 어느새 닳아진
손톱에 동전은 버려졌네
내 깊은 곳엔 꺼내 보지도 못한
말들이 아직도 남아있네
답답한 내게 표정 없이 내쉬던
한숨을 자꾸 되뇌이게 돼
어떤 까닭에 자꾸 이끌리는지
이젠 다 잊어버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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