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책장

천지 (틴탑) 2024.04.25 51
매일 마음을 펼쳐 보이던 우리 
하루 끝의 잔잔한 슬픔과 눈물
미묘했던 전날의 꿈들도 
말하지 않아도 그 눈빛 하나로 

다 읽을 수 있었던 우리 
하루하루 영원할 것 같았어 
한장한장 웃음만이 가득했어 

기억의 책장 우리의 사랑 
무심하게 꽂혀있어 아직까지도 
지난 일기장 
모든 것을 다 버렸지만 
그 하나는 지울 수 없어서 

참 예쁜 글귀 같았던 우리 
후회들로 덮어져 상처만 줬지 
모진 말로 쓰여진 한 줄도 
좋은 기억 하나의 그 추억 하나로 

다 지울 수 없었던 거야 
하나하나 소중할 것 같았어 
하염없이 기쁨만이 가득해서 

기억의 책장 우리의 사랑 
무심하게 꽂혀있어 아직까지도 
지난 일기장 
모든 것을 다 버렸지만 
그 하나는 지울 수 없어서 

미련이란 책갈피 덮어버린 이야기 
아픈 말만 골라 지우려 애써도 
꾹꾹 눌러쓴 한 글자 앞에 
부서질 뿐이야 

기억의 책장 우리의 사랑 
펼쳐져볼 수 없었던 단 한 권의 사랑 
쌓여가는 먼지처럼 
많은 날들에 덮여만 가 
언젠가 다시 우리 펼쳐볼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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