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옷

윤종신 2017.01.19 4
내 가을옷 하나씩 꺼내 
좀만 지나면 못 입을 옷 
성격 급한 겨울이 두툼하게
덮어버리는 바람에 
그때 추억은 스치듯

시작했어 이 가을날에 
연 브라운이 짙어질 쯤
무르익던 두 입술 뺨을 지나
너의 니트에 얼굴 묻던
우리의 가을밤이여

제법 쌀쌀해지면
손을 감싸던
그 길 위 우리의 투 톤 
다가올 계절의 준비를 하던 
영원할 것 같던

깊었던 믿었던 그 계절 
타버린 낙엽 냄새만 그대로

뚜루루루
뚜루루루루
뚜루루루

주머니 속 종잇 조각 
그 언젠지 몰라도 
그때 흔적일 것 같은
괜시리 계절 타려 해
계절 다시 타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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