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그 오랜시간

정승환 2021.05.26 878
잠 못 드는 밤, 불편하게 할까 봐
어지러운 맘, 너에게 들킬까 봐
언제부턴가 난 제대로 널 못 보겠어 
네가 편하지 않아

너만 보면 내 맘이 내 맘대로 잘 안돼
친구로 잘 지냈는데
요즘 내가 너를 피한 건
눈을 마주 보지 못한 건
나 어쩌면, 아니 사실 난 말야

널 좋아하나 봐 나 어떻게 할까
이렇게 말하면 더 어색해질까
장난 섞인 너의 메시지에
나 다음 말 고르는 게 
쉽지 않아 쓰고 지운 말
널 좋아했나 봐

즐거웠던 날, 그건 너와 있어서
좋아했던 곳, 거기 네가 있어서
전부 너였더라 잘 몰랐어 그런 의민지
모든 날에 너를 지우면
기억조차 없는 하룬데
나 어느새, 아니 처음부터 말야

널 좋아했나 봐 나 어떻게 할까
모른 척하기엔 너무 늦었을까
못 들은 척해도 난 괜찮아
그냥 웃어넘겨도 돼
근데 이젠 말하고 싶어

잠깐이라도 지금 널 만나러 갈게
어쩌면 다 망쳐버릴지도 몰라
지금 아니면 다시는 없을 거 같아
딱 한번 용기 내서 말할게

오래전부터 널 좋아했다고
널 사랑한다고
매일 밤 수없이 삼켜버린
용길 낼 수가 없었던
친구, 너와 나, 그 오랜 시간
난 처음부터

널 사랑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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