않는 슬픔

김제형 2022.11.04 10
왜 그렇게 울상인 거니
눈앞에 행복이 그렇게
너에게로 손짓하는데
뭐가 그리 어려운 거니
다들 쉬웠던 그 와중에
혼자서 시무룩한데

이 도시가 축제로
변해가고 있는 동안에
사람들은 환호 속에서
기쁨의 술잔을 번갈아 부딪치는데

넌 어딘가에서
조용하게 눈물을 흘렸고
아무도 모르는 세상으로
성실하게 슬픔을 보냈네

웃는 건 여전히 어렵니
잔뜩 얼어붙은 것만 같아
단체 사진 속 끝 사람처럼
미워하는 것도 힘드니?
멀게만 느껴지는 그 사람
모조리 미워하는 게

이 도시는 낯설은
마음은 취급 안 할 거래요
보기 좋고 화려한 것만
들고 오시면 된답니다

넌 어딘가에서
조용하게 눈물을 흘렸고
아무도 모르는 세상으로
성실하게 슬픔을 보냈네

다 괜찮다는 말
그런 말은 괜찮지가 않지요
시간이 지나도 모든 게 가셔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슬픔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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