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죽는 기사와 비단 요람

LUCY 2024.03.20 917
숨을 쉬지 않는 땅
끝에 걸려있는

저 달빛이 만든 길을 따라
도대체

얼마나 멀리 지나왔는지
이 길은 끝없이 영원하단 걸

뭐가 됐든 상관없다는 듯
쇠들은 철커덕거려

다음이란 의미 없는 소리
살 위를 춤추는 벌

뭘 바라더라도 내려놓으란 듯이
날아드는 해가

나와
내 안에 끌어안은 반

영원함을 말한 이 손을
내게선 떼어놔야만 하는데

그만 가
나의 모습처럼 난
흑연과 강철의 괴물이니까

외로운 괴로운 발걸음은
넌 없어도 되니까
없어야 하니까

이젠 가
날 두고 떠나가
너는 빛을 담는 요람이니까

지켜준 건 내가 아닌 너야
내 사랑아 내 파도여
너는 너의 밤을 가렴

무너지는 폐허 위
타올랐을 열기 속을
지금까지 남아 있는 잔향 따라
무심히 걸어가

날 움직이게 해준 맘
변화를 약속하는 눈을
내게선 떼어놔야만 하니까

그만 가
나의 모습처럼 난
흑연과 강철의 괴물이니까

외로운 괴로운 발걸음은
넌 없어도 되니까
없어야 하니까

이젠 가
날 두고 떠나가
너는 빛을 담는 요람이니까

지켜준 건 내가 아닌 너야
내 사랑아 내 파도여

널 괴롭힐 거니까
망가질 테니까

너 없는 세상을 걸어가야 하나
느려지다 멈춘 다리
쓰러져 넘어가는 하늘

처음 올려다본 별 길은
되게 느렸구나

가지 마
나와 네 약속처럼
나는 죽지 않는 너일 테니까

외로운 괴로운 그날들에
우리 둘이었으니까

그래 나와 너의 모습들은 다
똑같은 강철의 요람이구나

바라온 건 너와 나 우리야
내 사랑아 내 파도여

다음이란 의미 없는 소리
살 위를 춤추는 벌

뭘 바라더라도 내려놓으란 듯이
날아드는 해가

나와
내 안에 끌어안은 반

영원함을 말하는 널
놓지 않아

녹이 슬어 무너져가는 나라도 괜찮으면
같은 밤을 걸어가자

이 길의 끝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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