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의 편지

김광석 2009.09.11 3,121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던 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밖을 나설 때
가슴 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 한포기 친구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
친구들아 군대가면 
편지 꼭 해다오
그대들과 즐거웠던 
날들을 잊지않게
열차시간 다가올 때 
두손 잡던 뜨거움
기적소리 멀어지면 
작아지는 모습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짧게 잘린 내 머리가 
처음에는 우습다가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굳어진다 마음까지
뒷동산에 올라서면 
우리 마을 보일런지
나팔소리 고요하게 
밤하늘에 퍼지면
이등병에 편지를 
고이 접어 보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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