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파이 베드룸 R&B의 부드러움과 멜랑콜리 , Homeshake
SPECIAL로파이 베드룸 R&B의 부드러움과 멜랑콜리 , Homeshake
ARTISTHomeshake
2020년 공개한 네 번째 앨범 [Helium]은 홈 스튜디오 환경에서 완전히 녹음된 그의 첫 앨범이었고 음반계약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낙관적인 형태의 사운드로 완성된 작품이었다. 이미 2019년도에 거의 완성했던 2021년 작 [Under the Weather]는 슬픔과 어둠의 느낌을 예술적으로 탐구하는 작품이었고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사운드를 보다 강조해내고 있었다.
음악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홈셰이크가 영향받은 아티스트들은 꽤나 복합적인 편이다. 본인이 직접 언급했듯 샤데이(Sade), 밴드(The Band), 브로드캐스트(Broadcast), 프린스(Prince), 그리고 데이빗 린치(David Lynch)의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안젤로 바달라만티(Angelo Badalamenti) 등 다양한 영향이 그의 음악에서 감지되곤 했다.
ALBUM[Horsie]
알려진 대로 홈셰이크가 직접 자신만의 레이블을 설립했다. 마치 ‘홈셰이크’의 애너그램같은 이름의 레이블 쇼암키(Shhoamkee)에서 올해 초 2주 만에 완성한 앨범 [CD Wallet]을 발표하기도 했던 홈셰이크는 올해 중순 다시금 각을 잡고 새로운 작품 [Horsie]를 내놓는다. 이는 모두 토론토의 자택 스튜디오에서 작곡과 녹음이 진행됐는데, 유럽에서의 경우 전자음악의 명가 워프(Warp)에서 발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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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분위기의 인트로 트랙 'Ravioli'로 시작되는 앨범은 황량하면서도 평온한 타이틀 트랙 'Horsie', 그리고 연인과의 늦은 밤의 대화를 다룬 여백이 많은 우아한 슬로우잼 'Dinner Plate'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낮고 느린 트랙들은 'On A Roll'과 'Smiling" 같은 곡들에서도 전개되는데 이 느린 곡들은 대체로 불안감에 대해 다루고 있다.
아슬아슬하게 흔들리는 음정의 연주와 함께 음주 상태의 기분으로 흘러가는 'Blunt Talk', 일전에 직접 언급했던 라이 쿠더의 색채가 돋보이는 'Easier Now'는 마치 신경안정제처럼 감지되곤 한다. 부유감 있는 기타의 'Ice Tea'의 경우 마치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이 라이 쿠더의 곡을 연주한 것 같은 현기증을 불러일으킨다. 대체로 구성에는 빈 공간을 뒀지만 그럼에도 감정적인 측면에서는 확실히 복잡미묘한 구석이 있다.
상업적인 반응 따위는 고려하지 않고 그저 순전히 자신이 느끼는 것에 집중해 작곡했다는 인상이 강하다. 세상의 압박과 그에 명쾌하게 대처하려는 현실주의 적인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홈셰이크는 그럼에도 세상이 더 온화한 곳으로 바뀌기를 갈망한다.
[Horsie]에 수록된 곡들은 대체로 감상적인 혼수상태를 불러일으키며 무비판적으로 향수에 젖게끔 유도하지만, 그럼에도 홈셰이크 특유의 창의성 또한 굳건히 존재한다. 홈셰이크의 음악은 그런 감정에 잡아 먹히기 보다는 자신의 불안, 그리고 긴장감에 맞서 싸우고 있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기도 한다. 다른 부연설명 없이 그저 릴렉스하게 감상하기에도 무방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