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6월까지

윤종신 2013.12.20 925
유난히 춥던 1월 13일 
웃음 많던 그녈 처음 만났죠
한 번도 생일을 
남자친구와 보낸 적 
없다는 그녀를
신발과 가방을 좋아했지만 
그 모습이 귀엽게만 보였고
내 뒷모습이 슬퍼 보인다며
사진을 찍다가 
그녀가 웃었죠
햇살 따스한 4월의 첫날 
그녀를 처음 울리고 말았죠
퉁퉁 부어버린 그녀 
고운 두 눈 나도 
그만 울어버렸죠
싸울 때면 우리는 
서서히 이별이란 
단어를 입에 올렸죠
서로 며칠씩 연락도 
안 한 채 기싸움도 벌였죠
매일 그녀를 데리러 가던 길
늘 설렜다는 걸 그녀는 알까요
내 인생 한 번도 
그녀를 이긴 그 어떤 
누구도 만난 적 없었죠
6월 17일 힘들었던 
그녀 내게 그만 
헤어지자고 했죠
결국 그녀에게 상처만 줬네요 
진짜 내 맘 그게 아닌데
한 달도 지나고 
일 년도 지나고 
지금도 그녀가 가끔 
보고 싶어질 때가 있죠
이촌동 그 길 아직도 
지날 땐 마치 
어제 일처럼 선명해요
밤에 공원도 
그 햄버거 집도 
지하상가 그 덮밥 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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