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여줘

심규선 (Lucia) 2014.11.25 68
아침이면 더는
곁에 없는 너
빈 자리에 온기가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이제 와서
소용 없는 거 알아
네가 왜 나를 떠나가도록 
내버려,
내버려 뒀는지 후회해

내 지난 잘못 따윈
전부 잊고 내 손 잡아
뜨겁게 아프도록
내 손 잡아줘
이 긴긴 밤을 혼자
지새우게 하지 말아
네가 떠나고
얼어붙어버린 날

녹여줘 멈춰버린 시간은
너의 온기만이
되돌릴 수 있는데
나를 녹여줘

미워해도 소용 없는 거
알지만 내가 왜
너를 사랑하도록 
내버려,
내버려 뒀는지 후회해

너밖에 없는
바보 같은 날
버리지 말아
미안해 한 마디 할
기회라도 줘
다 지난 일로 아파
가슴 치게 하지 말아
네가 떠나고
얼어붙어버린 날

녹여줘 멈춰버린 시간은
너의 온기만이
되돌릴 수 있는데 나를
녹여줘 얼어붙은
이 곳에 너의 온기만이
의미가 되는 걸

이젠 더 버틸 수 없어 
칼끝처럼 새겨진
네 이름 못 지워
서글프게 얼어붙은
내 마음을 

녹여줘 멈춰버린 시간은
너의 온기만이
되돌릴 수 있는데
녹여줘 얼어붙은
이 곳에 너의 온기만이
의미가 되는 걸
나를 녹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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