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No War)

서종현 2015.04.15 13
시한폭탄 같아
시침 돌아가는 모습
사랑 평화는
지난 시대 유물처럼
녹슨 골동품인걸까
이 먹구름은 하늘의 한숨
가뭄든 이 땅에서
멸종중인 사람이란 가문

버려진 아기를 감싸놓은
담요 까지 벗겨 
인간은 자신의 부패한 몸을
그 담요로 싹 덮어
봄까지만 살고
죽은 약자들의 살점
그 살점은 봄이
끝났음을 알리며
벚꽃처럼 날려 

서로 물고 뜯고 모자라
다 뜯긴 놈을 묶고
질질 끌고 다니다가
또 낄낄거리며 웃고 
인간은 사랑을 굶어
그래서 말라만 가는
우리의 미래 
탐욕은 떨어진 것도
핥아 우린 그냥 돈 버는 기계

가득 채워진 금고 그래서
막혀버리는 숨통
애들은 유서에
꿈꿔"라고 적고 목숨을 끊고
어른들은 애들이 흘린
피를 또 무기력하게 쓸고
국가는 죽음에 흔적을
감추려고 또 소리 지른다
불 꺼

금방 터질 것만 같아
사건이 터질 것만 같아
하루하루가 단지
폭발하기 위한 준비 과정 같아
우린 모두가 각자의 전쟁
멈추지 못하니까
인간들은 맑은 물을 준
지구에 빨간 물을 갚아

나치가 죽고 나서 달라진 것은
대체 무엇인가?
한국지도가 온통
킬링필드가 되도록 둘 것인가?
시한폭탄 같은
인간이 사는 지구
당신은 안전한가?
죽어가는 자들이
지금 바라는 건 대체 무엇일까?  

휴전협정 후로
우린 더 많이 전쟁했지
민중의 쌀을 뺏기.
그 쌀로 산 금 배지
그건 전씨 머리처럼 빛나
이게 대한민국의 민낯
난 느껴져 고 김광석의 곡들이
내뱉는 짙은 한숨 

5월의 권양숙 손잡은
고 김대중의 오열의 뜻 
절대로 놓지 말게나
그 양반이 주고 간 평화의 끈 
오십삼만 사천
삼백육십 시간동안
기다린 꿈
단 11시간의 이산가족 상봉은
정말로 너무 짧군

아들 취업전쟁
"엄마, 나 이번에도 못가" 
명절에도 아들 못 봐
이산가족 같은 자식 농사  
치열한 예물예단전쟁.
혼사 아니 제산 공사
한 여름에도 차가운
시선들 때문에
독거노인들은 동사

한명 키울 때 3억 8천만 원
결국 중절 되는 임신
장기 거래되는 밀실 소녀가
성을 팔고 있는 침실 
이건 야수처럼
날카롭게 달려든
물질 만능의 총탄
내게 필요한건
야수를 물리치는
내 어머니의 곶감 

 금방 터질 것만 같아
사건이 터질 것만 같아
하루하루가 단지
폭발하기 위한 준비 과정 같아
우린 모두가 각자의
전쟁 멈추지 못하니까
인간들은 맑은 물을 준
지구에 빨간 물을 갚아

나치가 죽고 나서
달라진 것은 대체 무엇인가?
한국지도가 온통
킬링필드가 되도록 둘 것인가?
시한폭탄 같은 인간이 사는
지구 당신은 안전한가?
죽어가는 자들이 지금
바라는 건 대체 무엇일까?  

인간의 귀는 두개
더 많이 들어 줄 수 있게
인간의 팔은 두개
더 많이 안아 줄 수 있게 
인간의 발은 두개
다가가 안아 줄 수 있게
손가락 다섯 개
너와 내가 깍지 낄 수 있게

인간은 만들어낸다
둘이 합쳐 하나를
10개월 동안 숨죽이며
고대하던 만남
이제 방금 태어난
인간의 모습을 보라
팔과 다리가 두개
내 엄지를 잡는
손가락은 다섯 개

내게 주신 이 두 귀로
더 많이 들어주고 싶고
내게 주신 이 두 팔로
더 많이 안아주고 싶어
내게 주신 이 두발로
더 많이 다가가고 싶고
다가가서 난 나의
적들과 깍지 끼고 싶어

내게 주신 이 두 귀로
더 많이 들어주고 싶고
내게 주신 이 두 팔로
더 많이 안아주고 싶어
내게 주신 이 두발로
더 많이 다가가고 싶고
다가가서 난 나의
적들과 깍지 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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