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Feat. ChaTone (샤톤))

박명호 2023.11.22 16
2014년 8월 13일
엄마가 내 곁을 떠나고 나서
3일 동안 비가 내렸어 
그리고 벌써 8년이란 시간이 흘렀지
남들은 3년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그만하라고 이젠 엄마 놔주라고
그래야 엄마가 좋은 곳으로 간다고 말들 하지만, 
아직 다 못다 한 말들이 많아서
이렇게 두 번째 편지를 써 엄마 들리지?
여섯 살 땐가
움직이는 장난감 로버트 사달라고
장님 연기한 거 
가라는 유치원 안 가고 딱지치기에 구슬치기 
여자애들 고무줄놀이할 땐 고무줄 끊기
학교 갔는데 공부는 커녕 노느라
숙제도 안하고 시험 기간엔 벼락치기와 컨닝
돈주면 오락실 달고나 쫀득이
탈 나도 불량식품에 아픈 줄도 모르고
그 시절에 허기진 배를 채우고
아침 점심 저녁 매일마다 반찬투정에
살코기만 먹이려 항상 입으로 발라주던
그 가시 많은 갈치조림
이젠 엄마의 입이 더럽다며
안 먹겠다고 한거
소풍 갔을 때 친구들한테
우리 엄마 아니라고 거짓말했건거
초등학교 운동회 때
엄마가 너무 못생겨서 모른 척 피했던 거
화장 좀 하고 다니라고 했던 거
그냥 엄마가 우리 엄마가
아니었음 좋겠어라고 했던거
배고파 밥줘 밥주면 라면 달라고
라면주면 또 밥달라고 한거
그리고 돈 안 준다고 엄마한테
욕하고 약 올리면서 도망친거

미안해요 사랑해요 내 꿈에 다시 와줘요 
들리나요 그댈 향한 지금 나의 아픔이 
잘 자라고 달래줘요 자장가를 불러요 
우리 막내아들 이제 아프지 말라고
약 먹지 말고 달게 잘 자라고

가출하기 시작하면서
엄마 아빠 주머니에 손대기 시작한거
그리고 옆집 부잣집이
우리집이라고 친구들에게 거짓말한거
엄마의 가슴에 모질게 못질해
피눈물 흘러도 못 본 척 외면했던거
우리 엄마는 국졸이래요
한글도 맞춤법도 다 틀린데요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담배
중학교부턴 여자친구와 술 줄담배
학교 때려치고 죽겠다며 협박한거
롤러장과 나이트 춤과 음악에 미쳐
없으면 훔치고 훔치다 걸려 반 죽도록 처 맞고
그 애 아빠한테 아빠까지
엄마 앞에서 멱살 잡히게 한거
나 땜에 늘어가는 엄마의 흰머리
뽑아 달라할 때마다 한가락에 100원씩
그때부터 지금까지 내 형제자매보다
내 친구와 지인들과의 우정
지금은 떠나고 없는 우리 엄마 아빠의 사랑보다
날 버리고 떠난 내 전여자친구와의 사랑

미안해요 사랑해요 내 꿈에 다시 와줘요 
들리나요 그댈 향한 지금 나의 아픔이 
잘 자라고 달래줘요 자장가를 불러요 
우리 막내아들 이제 아프지 말라고
약 먹지 말고 달게 잘 자라고

95년 9월부터 난 가수됐다고 잘난 척 
명절 가족 모임 땐
밤샘 작업과 스케줄로 바쁜 척 
막내아들 보고 싶어 집에 온다고 하면
집에 여자친구 있으니까 
오지 말라고 한 거
돈 필요할 때만 연락해서 엄마 사랑해
여자친구의 생일 기념일은 챙기면서
엄마 속옷 한 장 못 사준 거 
힘드니까 택시 타 아직은 괜찮아 
그 돈 모아 우리 막내아들
장가갈 때 준다던 우리 엄마

이 많고 많은 수많은 잘못 중
내가 정말 미안한 건 
엄마는 주고 가는데
항상 난 받기만 한거
이 많고 많은 수많은 잘못 중
내가 정말 미안한 건
막내아들 손주 보여주지 못한 거
이 많고 많은 수많은 잘못 중
내가 정말 미안한 건 
우리 엄마는 아파서 죽어가는데
바보처럼 울기만 한 거
바보처럼 울기만 한 거
이런 내가 엄마의 아들이란 거

미안해요 사랑해요 내 꿈에 다시 와줘요 
들리나요 그댈 향한 지금 나의 아픔이 
잘 자라고 달래줘요 자장가를 불러요 
우리 막내아들 잘 자라고
아프지 말라고 행복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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