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e

핫플힙플 #144

핫플힙플

멋진 책을 발견하는 즐거움 <취미는 독서>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핫플힙플 144번째 이야기!

INTRO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 완전 좋은데, 이건 다 누가 알고 선곡하는 거지?‘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있나요?


요즘 ‘핫’하다는 거기!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흐르는 노래마저 힙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바로 거기!


이 음악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에도 넣고 싶은데, 주변 소음 때문에 검색에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


그렇다고 점원에게 물어보기는 조금 부끄러운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핫한 플레이스의 힙한 플레이리스트 – 한 달에 두 번, [핫플힙플]이 전하는 흥미로운 선곡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자료제공: 비스킷 사운드

HOT PLACE<취미는 독서>

은행나무가 가지런히 심겨있는 순천 문화의 거리에 위치한 동네 서점 취미는 독서. 한국소설과 시, 에세이, 그림책을 주로 취급하는 동네 책방이다. 동네 책방은 책방지기의 시선과 안목에 따라 그만의 색깔을 갖는다. 취미는 독서는 특정 분야나 전문 서적을 다루기보다는 책방지기의 '취향'과 '취미'를 엿볼 수 있는 쉽고 가벼운 책들로 꾸려져 있어 누구나 편안하게 들러 찬찬히 책을 살필 수 있다. 꽃과 식물이 활짝 핀 따듯한 봄날, 나들이 코스로 작은 책방에 들러 보는 것은 어떨까? 책방지기의 시선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미처 몰랐던 멋진 책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INTERVIEW<취미는 독서>

Q. 안녕하세요, 지니 뮤직 구독자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책방 취미는 독서입니다. 2018년 부산 해운대에서 처음 문을 열었고, 2022년부터는 전라남도 순천으로 자리를 옮겨 독자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한국소설과 시, 에세이, 그림책을 주로 취급하는 작은 서점입니다.

 

 

Q. 상호인 ‘취미는 독서’, 어떤 뜻이 담겨 있을까요?


마음에 드는 이름을 찾기 위해 좋아하는 책과 노랫말 등을 뒤져보았었어요. 그러다 문득 ‘가을방학’의 〈취미는 사랑〉이라는 노래가 생각났어요. ‘취미는 독서’라 대입해 보니 재미있더라고요. 흔하게 쓰는 말이라 쉬우면서 의미가 명확했고, 구상하던 책방 이미지와도 잘 맞았어요. 저희 책방은 한 분야로 특화되어 전문성이 도드라지기보다는, 쉽고 가볍게 좋아하는 것들, ‘취향’과 ‘취미’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기를 바랐거든요.

 

Q. 21년까지는 부산 해운대에서 운영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어요? 순천으로 이전하게 된 이유는? 그리고 지금 동네의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책방 이전은 순전히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사하게 되며 결정됐어요. 부산에서는 책방 인근이 ‘해리단길’이라 이름 붙으며 관광객이 많이 오갔어요. 그러다 보니 그냥 한번 들러서 책을 펼쳐 읽는 설정의 인증샷만 마구 찍고 나가는 분들이 많았어요. “나중에 대형서점에서 사야겠다”고 일행에게 말하며 표지 사진만 찍어 가는 분들도 있었고요. 여러 책방지기가 그런 상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곤 하는데, 인구 밀도가 낮고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조용한 동네로 오니 그런 면에서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책을 아끼는 마음으로 시간 내어 찾아와 천천히 살펴 읽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라 마음 앓을 일이 없어 좋아요.

 

 

Q. 동네 책방만의 매력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손님들이 제게 자주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이 책도 정말 대형서점에 있어요?”예요. 아무래도 대형서점은 신간 베스트셀러 위주로, 광고비를 내는 출판사 위주로 매대를 구성하기 때문에, 거기서 독자들은 작은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이나 의미 있는 구간들을 발견하기 어렵죠. 동네 책방은 각각의 책방지기들의 시선에서 가치 있는 책들을 발굴하기 때문에, 독자가 큰 서점에서는 미처 보지 못했던 멋진 책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은 곳 이에요.

 

 

Q. 취미는 독서는 다른 책방과 어떻게 다를까요? 취미는 독서를 더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비정기적으로 ‘글쓰기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어요. 4~8주가량 수업으로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는 것인데요. 그 과정을 통해 직접 책을 써서 독립출판물을 제작하거나, 출판사에 투고해 단행본을 출간한 학우분들이 있어요. 읽는 것뿐만 아니라 쓰는 것에도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취미는 독서에서 열리는 글쓰기 워크숍에 함께 참여해보셔도 좋겠습니다.

 

Q. 2024년 4월에 읽기 좋은 책과 함께 들으면 좋은 음악을 추천해 주신다면요?

 

사월은 많은 것들이 피어나고 자라나는 달이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마냥 밝고 쾌활하게만 지낼 수는 없는 달이 된 것 같아요. 작가, 뮤지션, 배우, 정치인 등이 기억하는 4월 16일에 대한 에세이 50편을 담은 책 『월간 십육일』(4•16재단 엮음, 사계절)을 읽으며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겪어 보내면 어떨까요. 기타 연주곡으로 구성된 아오키 하야토(AOKI, hayato)의 앨범 《Hita》를 함께 들으시면 조금 더 차분하게 자기만의 사유에 잠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수록곡 중 하나인 〈Sketch of Forest〉를 권합니다. 비 온 뒤 짙푸른 숲속을 혼자 걷는 기분이 들어요.

 

 

Q. 요즘 핫플레이스 같은 거창한 인테리어는 없지만 따듯함이 느껴지는 아늑한 공간에 눈이 갑니다. 오래된 이발관을 꾸민 곳으로 알고 있어요. 공간을 채우는 데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요?


처음 이 공간을 보러 왔을 때 시간의 때가 묻은 나무들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중개사 분은 “싹 다 철거하고 새로 인테리어하면 돼요”라며 여길 소개해주셨지만, 시간이 담긴 묵직함은 ‘레트로’라고 일부러 꾸며도 흉내 내기 어려운 것 같아 전부 그대로 두었어요. 기존의 나무문, 벽 장식, 거울, 옷걸이 등과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게끔 어두운 색상, 낮은 높이의 책장을 주문 제작해 배치했어요. 손님들도 그 시간의 흔적에서 편안함을 느끼시면 좋겠어요.

 

 

Q. 나를 책방 주인으로 이끈 운명의 책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운명의 책인 이유도 궁금합니다.


딱 결정적으로 방아쇠를 당긴 운명의 책은 없지만, 퇴사와 결혼, 이주와 창업으로 이어지는 혼란의 시기에 제 마음을 다잡아준 것은 『불안의 책』(페르난두 페소아 지음, 문학동네)이었어요.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아갈 만한 글들이 담겨 있지만, 그중에서도 ‘내 안에 자유가 없다면 세상 어디에 가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은 제가 원하는 삶을 향해 갈 수 있게 이끌어준 문장이었어요.

 

 

Q. 취미는 독서는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나요?


글 쓰는 사람들과 더 오래, 더 자주 궤를 같이하고 싶어요! 훗날 더 넓고 공간 구성이 용이한 자리에서 다시 문을 열 수 있다면,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책방 ‘너의 작업실’처럼 글 쓰는 사람들이 와서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우리의 작업실 같은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