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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따라잡기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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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따라잡기 #76 - 믿고 듣는 콤비, 메트로 부민 & 퓨처

 

비욘세, 아리아나 그란데를 비롯한 팝스타들이 연달아 컴백 소식을 알린 2024년의 상반기. 그런 와중에 합작 앨범을 발표해 빌보드 차트를 장악해 버린 두 뮤지션이 있으니. 바로 메트로 부민과 퓨처다.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둘은 지난해부터 콜라보 소식을 예고하며 수많은 장르 팬을 설레게 했다. 그리하여 지난 3월, 오랜 기다림 끝에 발매된 [WE DON’T TRUST YOU]는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달성하는 건 물론, 빌보드 핫차트 1위 싱글을 배출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앨범의 주요 트랙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We Don’t Trust You

‘We Don’t Trust You’는 앨범 스니핏과 함께 공개된 트랙이다. 메트로 부민 특유의 어둡고 우울한 무드의 사운드는 물론, 퓨처의 시니컬한 랩을 들을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이 노래의 제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엉클 머다의 ‘Right Now’에 참여한 퓨처의 구절에서 따온 메트로 부민의 시그니처 사운드를 알 필요가 있다. 메트로 부민은 자신의 곡에 해당 태그 사운드를 삽입했고, 이는 음악 팬들에게 각인되었다. 결국, 둘은 오랜 역사를 이어가듯 시그니처 사운드를 합작 앨범의 타이틀과 오프닝에 녹여냈다.

#Young Metro

‘Young Metro’ 역시 메트로 부민의 프로듀서 시그니처 사운드를 타이틀로 정한 트랙이다. 퓨처는 본인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여자와 약물 사용, 그리고 부유한 자신의 삶을 가사로 풀어낸다. 해당 트랙에는 메트로 부민과 자주 협업을 이어 온 위켄드가 참여했다. 위켄드는 트랙의 분위기를 좀 더 짙게 만드는 역할을 해냈다. 위켄드와 메트로 부민은 ‘Heartless’를 비롯해 ‘Creepin’ 등 다양한 히트곡을 배출했다. 이는 위켄드가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부터 보여주고 있는 어두운 세계관과 메트로 부민 특유의 사운드가 잘 맞아떨어진 덕분으로 보인다.

#Type Shit

[WE DON’T TRUST YOU]는 현시대를 대표하는 힙합 슈퍼스타들이 한데 모인 랩 엔터테인먼트의 역할에 충실한 앨범이다. 그런 만큼 작품은 앨범의 서사, 혹은 화자의 심리 상태에 초점을 맞춰 감상하기보다도 음악 본연의 재미, 혹은 참여한 아티스트들의 벌스에 집중하면 더욱 좋겠다. 대표적으로는 트래비스 스캇과 플레이보이 카티가 다시 호흡을 맞춘 ‘Type Shit’이 있다. 이 둘은 ‘FE!N’을 통해 전 세계를 레이지의 매력에 빠트렸었다. 트랙에서 세 래퍼는 모두 대체 불가능한 자신의 스타일리시한 벌스를 보여준다.

#Like That

앞서 이야기한 랩 엔터테인먼트로서 화룡점정을 찍는 트랙이 있으니. 바로 ‘Like That’이다. 노래는 드레이크와 제이 콜을 대놓고 겨냥한 켄드릭 라마의 벌스로 인해 화제가 되었다. 켄드릭 라마는 제이 콜과 드레이크가 합작한 ‘First Person Shooter’ 속 가사를 인용해 조목조목 둘을 디스한다. 재밌는 사실은 앨범의 주인공인 메트로 부민 역시 드레이크와의 관계가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것. 메트로 부민은 드레이크의 [Her Loss]가 본인을 제치고 상을 차지한 사실에 불만을 표출했고, 드레이크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Cinderella

퓨처는 트랩을 넘어 요즘 현대인의 감정을 대변하는 래퍼로 높이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퓨처의 음악을 관통하는 감정은 바로 우울함이다. 그는 오토튠을 입힌 목소리로 자신의 부와 이성 관계, 약물 사용에 대해 가사로 풀어놓지만, 한편으로 그의 목소리에는 어떤 물질로도 채울 수 없는 공허한 감정이 느껴진다. 특히나 퓨처가 지닌 거친 톤의 목소리는 부정적인 감정을 한층 더 도드라지게 만든다. 트래비스 스캇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Cinderella’ 역시 마찬가지. 두 래퍼는 튠을 입힌 다소 늘어진 듯한 목소리로 약에 대해 언급한다.

#Everyday Hustle

퓨처, 21 세비지와의 작업을 통해 샘플링에도 일가견이 있음을 보여 준 메트로 부민. 특히나 [Heroes & Villains]에서는 텔레비전 시리즈와 다큐멘터리 대사를 샘플링해 앨범 속 화자의 캐릭터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합작 앨범에서도 그는 다양한 노래들을 가져와 트랙의 무드를 만들어 낸다. 그중에서도 ‘Everyday Hustle’은 2000년대, 2010년대 초의 칸예 웨스트가 즐겨 선보였던 원곡의 피치를 올려 소울풀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샘플링 기법이 연상되는 트랙이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릭 로스 역시 비슷한 결을 지닌 칸예 웨스트의 ‘Devil In A New Dress’에서 멋스러운 벌스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