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한 걸음 (Kyushu Olle)

낡은 열차표 모퉁이에 
외워둔 머나먼 주소.
무작정 새벽녘 기차에 오르네.
갈색 헌 지갑 한켠에다 
꽂아둔 여행지 광고.
꼭 한 번 너와 
떠나 보고 싶었어.
햇살이 담긴 길을 따라,
마주 걷는 추억들에,
가끔은 멀리 돌아가도, 
쉬어가도, 조금 느려도 좋아.
* 한걸음 한걸음
달콤한 마음은 두근두근
떨리는 걸음은 차근차근
다신 없을 것 같던, 
다시 내게 다가온,
자꾸 보고픈 사람.
꿈을 꾼 듯
떠나간 사랑은 가을처럼
길고긴 계절을 돌아오네.
참 다행이야. 
너와 걸을 수 있어.
하루 얘기를 펼쳐두려 
아껴둔 노을진 바다.
꼭 한 번 너를
데려 오고 싶었어.
큰 해바라기 길을 따라,
마주 오는 바람결에,
가끔은 한참 얘길하다, 
속삭이다, 조금 늦어도 좋아.
* (Repeat)
+ 한달음 한달음
끝없이 달려가는 
하루에 날 던져도,
잠시 돌아설때도, 
잠시 눈 감을 때도,
자꾸 그리운 사람.
너를 만나
또 한번 봄날을 꿈꿔보고,
차디찬 계절을 감싸주네.
참 따뜻하다.
너와 걷는 올레길.
참 따뜻하다.
나를 잡은 너의 두 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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