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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탐구생활 #62

가요 탐구생활

가요 탐구생활 #62 - 이게 진짜? 세계관을 뒤흔든 아티스트간의 인상적인 콜라보 작업들

 

해를 거듭할수록 상상해 본 적 없는 일이 별일 아니라는 듯 일어난다. 이제 한국 가수가 해외에서 공연을 열고 수많은 관객으로 회장을 채우는 일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국가 간의 벽도 그렇지만 인디 뮤직과 대중음악의 경계도 많이 허물어진 요즘이다. 홍대 인근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뮤지션이 K팝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일은 새로운 경향으로 받아들여진다. 오히려 경계를 허무는 움직임에 대중들은 신선함으로 받아들인다. 올 한 해동만 알고 있던 세계관이 서로 벽을 허물고 놀라움을 안겨준 몇 가지 인상적인 협업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국가와 장르, 인디와 메이저가 서로에게 작대기를 보내며 뒤섞인 세계관 대통합의 협업이다.

#NewJeans & Jon Batiste - Be Who You Are

NewJeans & Jon Batiste - Be Who You Are

인상적이라는 건 어떤 이유에서건 놀라움을 줬다는 얘기인데, 뉴진스와 존 바티스트는 상상도 해본 적 없는 조합이기에 놀라웠다. 존 바티스트는 장르 허물기의 고수다. 버클리 음대를 나와 뮤직 홀이 아닌 지하철과 클럽에서 장르의 경계가 없는 음악을 선보이던 그는 의 밴드 리더를 맡게 된다. 밴드 활동 당시 작업한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소울> 사운드트랙과 자신의 정규 음반[We Are]으로 각각 그래미와 아카데미 상을 받으며 다재다능한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래미 어워드에서 재즈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 분야에서 후보로 오를 만큼 여러 장르에 관심이 있는 그는 월드뮤직의 정의에 의문을 품고 얼마 전 전 세계 음악을 골고루 다룬 [World Music Radio]를 발표한다. 뉴진스는 그중에서 한국의 K팝 대표로 “Be Who You Are”이란 곡에 참여했다. 존 바티스트의 음악에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뉴진스의 목소리는 묘하게 다가온다. 케이팝이 글로벌 장르 중 하나로 인지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이 케이팝이라는 것에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는 지점이다.

#정국 - 3D (Justin Timberlake Remix)

정국 - 3D (Justin Timberlake Remix)

해외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얘기하자면 올해 발매된 정국의 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Golden] 앨범만을 두고 얘기해도 할 얘기가 많다. 단순히 팝을 시도한 음악이 아니다. 정국은 미국의 팝을 온전히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으며, 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남성 솔로 팝 아티스트의 음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선보인다. Jessie McCartney부터 Justin Timberlake 등 여러 뮤지션이 떠오르는데, 심지어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3D” 리믹스 싱글을 작업했다. 이 시점에 하필 저스틴 팀버레이크냐는 여론도 있지만, 객관적으로만 보면 엄청난 사건이다. Usher가 참여한 “Standing Next to You” 역시 그렇다.

#장들레 - 사랑받고 싶어서 (feat. 이진아)

장들레 - 사랑받고 싶어서 (feat. 이진아)

장들레와 이진아는 친구 사이다. 고향에 있는 음악 학원에 다니면서 서로를 알게 된 둘은 학원에서는 친밀한 사이로 발전하진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서울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한번, 망원동에서 또 한 번 우연히 마주친 인연으로 인해 이젠 연습실을 같이 쓰는 사이라고 한다. 인디씬에서 민들레와 같이 생명력 질긴 음악으로 자신만의 음악을 일궈 나가고 있는 장들레와 이젠 이름만 들어도 기대감이 드는 아티스트가 된 이진아의 협업은 어딘가 마음이 따스워진다. 서로의 얼굴을 밝혀주는 친구 간의 음악적 교제를 감상해 보자.

#IVE (아이브) - Either Way

IVE (아이브) - Either Way

빠르지 않은 속도로 잔잔히 흘러가는 신스 사운드를 뚫고 나오는 선우정아의 가사만으로 들어볼 이유가 충분한 곡이다. 인디 씬의 슈퍼스타인 선우정아는 그간 K팝 아이돌 그룹의 음악을 종종 작업해왔다. 그가 2NE1과 빅뱅의 음악에 참여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마냥 세상이 흘러가는대로 순종하지 않는 선우정아의 통통 튀는 성정이 아이브의 아이덴티티와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 가만히 있으면 가만히 있다고 가만히 있지 않으면 또 그걸 가지고 트집을 잡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잠잠하게 만들어줄 것 같은 차분하지만 힘이 있는 노래다. 가사에 힘을 싣기 위해 다른 것들에선 힘을 뺐다.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보면 좋겠다.

#Agust D & 아이유 (IU) - 사람 Pt.2

Agust D & 아이유 (IU) - 사람 Pt.2

아이유와 BTS의 슈가가 다시 한번 함께 한다. ‘Eight’에 이어 두번째 협업이다. Agust D는 슈가의 솔로 활동 시 쓰는 이름이다. 최정상의 솔로 여자 가수와 남자 아이돌 그룹의 작곡 멤버의 만남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세계관의 충돌처럼 느껴지지만 들여다보면 이들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교집합을 가진 세계에 살고 있다. 음악을 통해 그들이 어떤 생각을 나눴는지, 또한 공감했는지 잠깐 엿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