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의 노래

폰부스 (Phonebooth) 2016.03.16 1
점멸하는 불빛들은
어느 계절의 허가서인지
신분이 오랜 외투라
신호가 붉어지고
길을 건넜지

그 사이 꿈을
잃어버렸지

조그만 창문이 있는
나의 도래지 위로
샛별이 뜨면
금간 비명을
나눠 쓰는 벽으로
오랜 이명을 씻어
걸어 놓았지

죽은 새들이
노래를 부르네

내가 찾던 바람은
이곳에 없다는 것을
추락이란 끝이
황홀한 언어를 모르고
추락하는 새들에게는
죽음은 가장 완벽한 착륙
희망이란 말을 알고
난 거리로
계속 불시착하지

내가 찾던 바람은
이곳에 없다는 것을
추락이란 끝이
황홀한 언어를 모르고
추락하는 새들에게는
죽음은 가장 완벽한 착륙
희망이란 말을 알고서
거리로 계속 불시착한

밤을 지우는 열차너머
모서리를 당기며
무너지지 않는 창들
밟은 곳은
모두 정상이었으므로
나의 무덤은
이제 허공과 하나란걸
알아버렸지

나 이렇게 몇 번의
몰락을 견뎌내야만
저 가파른 지상에
가닿을 수 있을까
추락하는 새들에게는
죽음은 가장 완벽한 착륙
희망이란 말을 알고
난 거리로 계속 불시착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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