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

폰부스 (Phonebooth) 2016.09.01 8
아름다운 그녀의 손을 잡고
나는 길을 나섰지
거리는 깊은 어둠이 내려도
아직 눈이 부셨지
우리는 손을 놓지 않은 채 
길을 걸었지
하늘 위에 별보다
많은 불빛을 보며 이야기 했지 
서로를 바라보며
길을 잃은 줄도 모르고

그녀에게 꽃을 주고 싶어서
주위를 둘러보았지
하지만 이곳에 모든 꽃들은
울타리가 있었지
어쩔 줄 모르고 돌아볼 때
그녀는 나에게
꽃잎보다 붉은
입술을 주었네! 
그녀는 나에게
꺾이지 않는
키스를 내게 건네주네.
키스를 내게 건네주네.

반짝이는 십자가 바라보며
마치 별과 같다고
영원을 기도하려 했지만
빈손이었지
주머니를 뒤져도
엉킨 실밥 몇 개만! 남아 있었지
그녀가 바라보며
너와 함께 걸어온 길에는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건 없다고
그렇게 말하고 나를 안았네.
나를 안아주네.
아무것도 난 필요 없었네.
아무것도 난 필요 없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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