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벌레

quinn_ (쿠인) 2023.04.18 16
사람이 되고 싶었어
그래서 사람의 눈에 들어가
눈을 마구 비벼대지만
절대 나가지 않을 거야

그 눈동자 반대편으로 가서
시신경을 완전히 망가뜨려
모세혈관 속 녹아내리는
내 발자국들처럼 계속 계속

떨어지는 머리 가슴 배 보며
네 고통을 문학으로 느껴
아무리 눈을 비벼도 난 이미 융해되고 있는 걸

아무 걱정말고 그냥 누워
넌 내게 좋은 파트너일 거야
멀쩡한 네 백혈구도 날 괴롭히지 않는 걸 보면

이제 그만 눈을 떠
다른게 보일거야
넌 그저 내게
파리지옥풀

파리지옥풀
파리지옥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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